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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주식)

기업 분할(물적 분할, 인적 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

by 149c 2020. 9. 23.

출처 : LG화학 홈페이지

 

얼마 전 LG화학의 "물적분할" 결정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물적 분할은 과연 "악재"인걸까요?

 

오늘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인 "기업 분할"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기로 합니다.

 

*재료?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으로 움직일만한 기업의 이슈(뉴스 등)

 

기업분할은 말 그대로 기업 자체를 쪼개는 것으로,

넓은 의미로 보면 분사(Spin-off)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분할의 목적은, 분할 기업별로 사업 역량을 집중해서, 경영효율성을 재고하는 데 있겠습니다.

따라서 분할의 본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만 하면,

호재인지 악재인지 판단하여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분할은 크게 "물적 분할"과 "인적 분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물적분할

먼저, 물적분할이란, 기존 회사(A)가 신설된 회사(B)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는 방식의 분할을 의미합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G화학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LG화학이 모기업인 LG화학(분할존속회사)과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분할신설회사)으로 분할되고,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가 됐습니다.


(우리 상법상 물적분할은 기존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를 신설하는 형태의 물적분할만 인정됩니다)

물적분할 시에는 기존 주주의 지분 구조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으며,

연결재무제표상에 미치는 영향도 없게 됩니다(자회사 실적 100% 반영).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주주의 주식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따라서 주주에게 별도의 주식 매수청구권 등을 부여하지 않게됩니다).

또한 물적분할로 신설된 자회사(LG에너지솔루션)는 비상장회사인 채로 남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바로 물적 분할의 "목적"입니다.

주로 물적 분할은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물적분할을 통해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부문을 발라(?)내서 매각할 수 있다면,

모기업이나 주주들 입장에서 이득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LG화학의 물적분할 목적은 무엇일까요?

 

 

LG화학의 사업부문 중 전지(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분할신설회사(LG에너지솔루션)를 설립하며, 분할신설회사는 전지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해당 사업부문의 전문성 및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여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고, (분할존속회사를 포함하여)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위와 같이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한다(출처 : 거래소공시. 일부 내용 각색).

 

장황하게 써져있긴 합니다만...

결국은 LG에너지솔루션(분할신설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위해서입니다.

즉, 내년 하반기에 주식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설 투자 등을 위해서는 자금 유치가 필요하고,

대규모 자금 유치를 위해서는 IPO가 효과적이기 때문이겠죠.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 설립 후 처음으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이를 매도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주식을 공개하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회사주를 주식시장에 등록하는 작업을 들 수 있다. 기업공개 과정 가운데, 회사는 외부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단 상장거래가 된 후, 주가가 높아 졌을 시, 추가적인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출처 : 위키백과). 

 

이게 호재인지, 악재인지는 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여튼 중요한 건 "분할 전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는 의도 파악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2. 인적분할

물적 분할이 분할되는 기업의 주식을 모기업이 100% 보유하는 것이라면,
인적 분할은 분할되는 기업(B)의 주식을 모기업(A) 주주가 지분 비율대로 동시에 갖는 방식의 분할을 의미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신설법인(B)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군요.

만일 LG화학이 인적분할을 했다고 가정하면,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순자산가치를 평가하여 분할 비율을 결정하고,
그 분할 비율에 따라 주식을 분할했겠죠.


예를 들어, 분할 비율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6:4라면, 분할 전 LG화학 주식을 10주 가지고 있던 주주는 분할 후 LG화학 6주, LG에너지솔루션 4주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적분할 후에는 존속법인(A)과 신설법인(B) 두 개의 상장기업이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미 상장요건을 충족한 기업을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눈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설법인 또한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상장할 수 있습니다.

3. 호재인가 악재인가?

 

통상적으로 물적분할은 대주주 입장에서 유리하고,

인적분할은 소액주주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보면,
물적분할 된 회사(LG에너지솔루션)가 상장을 하게 된다면,

직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식 가치가 희석(지분율 하락)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적분할은 한 개의 회사를 주로는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쪼개면서 각자의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또한 분할신설회사(예 :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면서 주식의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상황에 따라 주식을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LG화학의 사례를 다시 한 번 보자면,

이번 LG화학 물적분할에서의 핵심 포인트는,

LG화학의 기존 소액 주주들은 LG화학의 기존 사업인 "화학"분야가 아닌 향후 분할신설회사가 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야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향후 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하게 된다면, 해당 주식을 직접 가질 수 없고, 지분율이 하락한다는 점에서 실망 매물들이 시장에 출회하며 주가가 급락하게 된 것입니다.

대주주 입장에서 보자면,

대주주에게 기업 의사결정에 사실상의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 시 분할한 자회사에 대한 처분이 (사실상) 자유롭고, 처분의 대가에 대해서도 (사실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IPO(기업공개)를 통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등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물적분할이 효과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분할의 목적은 무엇인지, 분할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알짜 자회사가 어디로 속하게 되는 것인지를 잘 파악하고 대응하셔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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