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장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트릭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네오(오른쪽, 키아누 리브스)는 처음으로 "가상현실"에 접속해서 모피어스(왼쪽, 로랜스 피시번)에게 질문을 한다.
[네오] : 이건 "진짜" 인가요?
[모피어스] : 뭐가 "진짜"지?
"진짜"에 대한 정의는 어떻게 내릴 건데?
촉각, 후각 그리고 시각을 말하는 거라면,
"진짜" 라는 건 두뇌가 만들어내는 "전자신호"에 불과한데?
그렇다.
우리가 어떤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건,
"전자신호"와,
그 "전자신호"를 받아들인 뒤, 그것을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본다"는 건,
"시각 기관"인 눈이 보낸 "전자 신호"를 "뇌"가 판단해서,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고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사물이 "만져진다"는 건,
"촉각 기관"인 피부가 보낸 "전자 신호"를 "뇌"가 판단해서, 그것이 거기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질감"을 가진 사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다시 말 해, 우리는 외부세계를 "인지"함에 있어서, 오로지 "뇌"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물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어떤 특정한 "전자 신호"가 발생되어, "뇌"가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식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현실에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뇌"가 이 세계를 "현실"로 인지하기만 한다면,
이 세계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우리는 확인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자, 이와 유사한 상황을 우리는 매일 느끼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꿈"이다.
현실과 매우 흡사한 꿈을 꾸기도 하지만,
대개는 소위 말하는 "개꿈"과 같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
여튼 우리는 꿈을 꾸고 있을 동안에는, 그것이 아무리 개꿈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오히려 꿈 속의 상황을 "현실"이라고 "인식"하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다는 걸 인식할 수 있다.
자 이렇게 "꿈"이란 것도,
우리가 잠을 잘 동안, 뇌가 "전기신호"를 통해 만들어내는 "가상의 세계"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말 "진짜"일까?
컴퓨터 게임과 같이 "가상현실"일 가능성은 없을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냐고?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라고?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 심지어 학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는,
인류가 현실 세계에서 살고 있을 확률이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렇게 얘기한 것일까?
스웨덴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 교수가 "모의실험 가설"을 발표하면서,
"가상현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1. 문명이 발전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컴퓨터 프로그램 속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현실성이 있는 가상현실을 구현화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예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 놓은 가상현실 속에 살지만, 그 가상현실이 가짜라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2. 만일 위와 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인류는 "연구"나 "오락"의 목적으로 수십억, 수백억개의 시뮬레이션을 구축할 것이다.
3. 그리고 시뮬레이션 속의 인간은, 다시 또 다른 시뮬레이션을 만들게 되고, 그것이 무한 반복되면서, 무한하게 많은 시뮬레이션이 실시될 것이다.
(마트료시카의 인형처럼)
위 상황에서, 인간의 문명은 3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1. 인간이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기 전에 멸망하는 것
2. 위와 같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룩함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을 가동하지 않는 것
3. 우리는 가상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것
어느 것이 확률이 높을까?
일단, 2번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지금도 우리는 수 없이 많은 시뮬레이션(가상현실)을 시도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미래의 후손들은 조상들의 가상현실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의 후손인 "미래 세대"가 만든 수 없이 많은 가상세계 중의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상현실 내의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또 다른 가상현실을 만들게 되고, 또 그 가상현실의 가상현실이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면서, 수 없이 많은 가상현실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현실은 단 1개만 존재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일론 머스크가 왜 현실일 가능성이 10억분의 1의 확률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가능성"을 두고 꿈꾸는 소리를 하는 것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제부터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자.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건, "입자" 또는 "파동"의 형태로 존재한다.
"입자"는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단위의 물체를 의미한다.
"파동"이란, 공간 상에서 평형 상태로부터의 "변화" 또는 진동이 전달되는 "현상"을 말한다. 소리와 파도를 생각하면 되겠다. 즉 파동은 입자가 아니며, 파동을 만들어 주는 물질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로 구별된다.
그럼 양자 세계로 가서,
"원자"는 입자일까? 파동일까?
정답 부터 얘기하자면, 원자는 관찰되지 않을 때는 "파동" 또는 "입자"의 이중적인 상태로 존재하다가, "관찰"하려 할 때, 파동과 입자 중 하나의 상태가 결정된다. 이것을 "양자중첩" 현상이라고 한다.
19세치 초, 토마스 영은 "이중슬릿"을 통해, 광자(빛)가 입자인지 파동인지를 실험하게 된다.
토마스 영은 잔잔한 물 위에 돌멩이 두 개를 동시에 던지면 "파동" 두 개가 만나서 "간섭무늬"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 만일 "빛이 파동"이라면, 이중 슬릿의 두 개의 구멍을 통과한 빛이 뒷편 스크린에 "간섭무늬"를 남길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실험을 실시했다. 그와 반대로 빛이 입자라면, 구멍을 통과한 빛은 아무런 영향없이 뒤쪽 스크린에 도달할 것이었다.
토마스 영의 실험 결과 위 그림과 같이 "간섭무늬"가 생겼는데, 이로써 결국 "빛은 파동"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0세기 이후,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를 발견하게 되면서,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광전효과"란, 광자가 전자를 때리면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하는데, 만약 빛이 파동이라면 이러한 현상이 일어 날 수 없기 때문에, "빛은 입자"라는 가설이 다시 나오게 된다.
그래서 "전자"를 통한 이중슬릿 실험을 다시 해보게 되는데, 실험 결과 입자일 것으로 생각했던 "전자" 또한 "파동"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이중슬릿에서 전자를 "관측"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자가 이번에는 "입자"의 형태로 스크린에 도달하게 됐다.
관측한 부분과 관측하지 않은 부분에 결과가 다르게 나올지 보기 위해,
이중슬릿의 한 편에만 "계수기"를 설치해서 "관측"을 해봤지만,
놀랍게도 관측하지 않은 곳까지도 전자는 모두 "입자"의 형태로 계측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중슬릿 실험은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의 실험에 의하면, 아미노산 15개로 이루어진 "유기물"로도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정도 크기의 분자라면, 분명 입자의 형태를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데 놀랍게도 관찰, 즉 "간섭"이 없는 상황에서는 "간섭무늬"가 생겼다는 것이다(즉 "파동"이라는 의미)
정리하자면 전자는,
1) "관측 전"에는 "파동" 상태로 존재하다가,
2) "관측 후" 즉시 "입자"의 형태로 성질이 바뀐다.
...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닮아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데이터 연산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최적화"를 위해 데이터를 표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게임의 경우,
일반적으로 게임 내 구축된 세계는 시스템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화면 밖"의 부분은 "데이터(Data)"로만 존재하고 있다가,
화면에 그래픽으로 구현할 때마다, 렌더링(rendering)되어 "시각화"하게 된다.
프로그램이 최적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매커니즘과 양자중첩 현상은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인다.
양자역학을 확장시켜 보면,
우주 상의 모든 "물질"은 관측 당하기 전까지;
1) "입자(곧 물질)"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2) "파동", 즉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인데,
우리 세계가 동작하는 매커니즘이,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한된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좀 더 나가보자면,
현실의 기초가 되는 것이 우리가 관측할 수 없을 때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은 가상현실에 불과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다음으로 소개할 내용은 "양자얽힘"이다.
양자는 쌍으로 얽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 얽혀있는 두 입자가 한 입자의 상태변화에 따라 다른 나머지 입자에 그 즉시 영향을 주는 현상을 "양자얽힘"이라고 한다.
이는 두 양자의 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한쪽 양자를 측정하는 바로 그 "즉시" 다른 한쪽의 양자의 성질이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만일 한쪽의 양자에 대한 정보를 아주 멀리 떨어진 다른쪽 양자에 "즉시" 전달하는 물질이 있다면,
이는 "빛보다 빠르게" 움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이는 "모든 물질은 빛 보다 빠를 수 없다."는 물리학의 법칙에 위배된다.
다시 말해 그 두 원자 간에는 "정보가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본질적으로 데이터(정보)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이렇게 상식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양자역학의 현상들이 시뮬레이션(가상 현실) 시스템을 구동하는 법칙 중 하나라고 본다면, 모든 것이 딱 들어맞게 설명이 되는 것만 같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주장과 근거들이 이 세계가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는 아니다. "반증"될 수 없는 주장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만큼은 결론을 각자의 몫에 맡기려고 한다.
얼른 코딩을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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