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포드의 법칙(Benford's law)은,
물리학자 프랭크 벤포드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으로,
그가 1938년에 "이례적인 숫자들에 관한 법칙"(The Law of Anomalous Numbers)이라는 논문에서 최초로 언급한 법칙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실제 세계에서 존재하는 많은 수치 데이터 값에서,
각각의 수의 첫째 자리만 발라내서 그 확률 분포를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어떤 수치 데이터 값을 측정하더라도.
그 결과값이 다음과 같았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첫째 자리가 1일 확률은 약 30%, 2일 확률은 약 18%, 3일 확률은 약 13%...
그리고 9가 첫째 자리로 등장할 확률은 약 5% 라는 것.
그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사실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수의 맨 앞자리에 등장할 확률이 "균등분포"를 따른다면,
맨 앞자리에 등장하는 각 숫자도 약 11.1%의 확률로 등장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벤포드의 법칙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에 적용되는데,
SNS의 수치 데이터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SNS 팔로워 숫자를 넣고 돌리면, 벤포드의 법칙을 따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SNS 계정이 있어 이를 조사해보니...
러시아에서 운용하는 로봇계정, 즉 가짜계정이었더라...라는 것이다.
특히 벤포드의 법칙은 회계나 재무 데이터에도 적용되는데,
실제로 미국의 대기업(이었던) 엔론의 매출 데이터가 벤포드의 법칙에 어긋나 있어,
이를 살펴봤더니...매출 데이터를 조작한, 즉 분식회계였음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이후 미국 국세청에서는 "벤포드 검사법"을 만들어 회계 조작을 적할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전기요금 고지서, 도로명 주소, 주식 가격, 주택 가격, 사망률, 강의 길이, 물리 상수와 수학 상수 등 다양한 데이터에 등장하는 수들이 벤포드의 법칙을 따른다. 심지어 우주도 벤포드 법칙에 따른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세상은 숫자에 의해 움직이고 지배당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벤포드의 법칙이 그걸 증명하는 법칙은 아니다.
많은 학자들이 왜 그런 결과값을 도출하는 지 밝히려고 시도했으나,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주와 대자연, 그리고 이 세계의 균형과 질서가
어떤 힘 또는 규칙에 의해 유지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법칙이 아닐까?
...
더 놀라운 사실은 "인구수"에도 벤포드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어떤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는 과정에는 여러 요소들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으나,
결국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은 개인의 "자유의지"가 개입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인구수가 벤포드의 법칙을 따른다니...
이런 예를 생각을 해보자.
나의 직장은 (하필이면) 성남이다.
그래서 집을 구하려고 했더니,
내가 가진 재력과 부모님의 도움으로는 성남에서 집을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인근 지역을 살펴봤는데,
의왕시, 경기도 광주, 경기도 용인(그 중에서도 수지와 기흥) 등의 후보지가 있더라,
그런데 그 중에서도 하필이면 이러 저러한 이유로 경기도 광주에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
하필 성남(판교)에 있는 그 직장에 들어간 이유는,
IT기업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고,
IT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컴공을 전공했기 때문이고,
내가 컴공을 전공한 이유는 게임이 좋아서 선택을 했을 뿐이고,
내가 게임을 좋아한 이유는 어릴적 게임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었던 환경때문이고,
그런 환경이 주어진 이유는 부모님의 맞벌이 등 집안 환경 요소에 의해서고,
그런 환경 요소가 주어진 이유는 또 조부모님이...
이렇게 우리 각자가 해당 지역으로 유입된 원인은
엄청나게 많은 요소와 환경들이 작용된 결과일 것인데,
그 각자의 사정들이 가지각색인지라,
인구수의 각 첫 자리 숫자는 랜덤(Random)하게 도출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벤포드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은,
즉, 다시 말하면 어떤 "질서"를 따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자유의지"라는 것 또한,
실제로는 어떤 힘과 법칙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킹리적 갓심)
실제로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 스스로 "인식"하기 최대 10초 전에 우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즉, 결정을 내리는데 우리의 "의지"가 아닌, 뇌의 "무의식"이 작용한다는 의미로,
과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충분한 결과가 아닐까?
그 연구란 이런 것이다.
1980년대, 미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자인 "벤자민 리벳"은 한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실험 대상자에게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실험 결과, 실험 대상자들이 어떤 버튼을 누를지 결정하기 수백밀리초 전에,
행동과 관련된 뇌 부위가 "이미 활동을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리벳은 이 실험을 통해 우리의 결정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자유의지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뇌과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결정 전의 뇌 활동이 "결정을 위한 준비일 뿐"이라는 반박이 제기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하인즈 교수의 또 다른 실험이 진행됐다.
하인즈 교수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하나씩 버튼을 쥐어주고,
실험 대상자들이 원할 때마다 결정을 내려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단,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알려주도록 했다.
연구진들은 실험 중 실험대상자들의 뇌의 변화,
구체적으로는 최종적인 결정과 관련된 뇌 위의 변화를 MRI로 촬영했다.
실험 결과, 실험대상자들이 결정을 내리기 수초 전에 뇌의 피질부위에서 반응이 먼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연구진들은 피질부위를 통해 실험대상자들이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 왼쪽 버튼을 누를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사실 예측 성공률은 60퍼센트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point는 최대 10초 전에 이 피질 부위에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하인즈 교수는 “예측은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별로 없다는 것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
나는 지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통해,
시간의 흐름이란 허상이며,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는 펼쳐져 있고,
"모든 것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https://149c.tistory.com/199?category=817714
또 양자역학을 소개한 "이 세상은 시뮬레이션일까?"...라는 포스팅을 통해.
우리 외부 세계를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지"하는 매커니즘은,
어떤 특정한 "전자 신호"를 "뇌"가 인식하는 것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점과,
양자역학의 실험들이 보여주는 결과가,
이 세상의 가장 작은 단위가 마치 컴퓨터의 0과 1과 같은 데이터와 같지 않은가...
...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https://149c.tistory.com/200?category=817714
추가적으로 양자역학에서 밝힌,
전자의 불연속적 이동(그러니까 마치 순간이동하듯 전자가 이동하는 걸 말한다)을 보더라도,
(내가 생각할 때)양자역학이 보여주는 결론은,
이 세계의 (원자 이하의) 최소단위는 데이터(data)라는 것이다.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주제는 "자유의지"니까)
그러니까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서,
내가 도출해 낸 결론은 이렇다.
이 세상은 데이터로 만들어진 일종의 정교한 프로그램이고,
이미 시작과 끝은 펼쳐져 있다.
단지 나(와 우리)의 뇌는 오로지 "전기 신호"에 의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나의 판단에 따라 "자유의지"에 의해 의사결정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단지 이 세상의 알고리즘(예를 들어, "인과율")에 따라,
내가 속한 집단(국가, 사회)의 정치, 문화, 경제,
나의 가정 환경(부모, 경제력 등),
신체조건(지능 포함), 성별, 학력, 직업, 사회적 지위 등
과거의 나의 상황 속에서 정립된 나라는 identity와 가치관,
그 상황 속에서 내가 했던 의사결정, 행동, 그리고 그것에 대한 feed-back 경험 data가 축적되어,
내가 처한 지금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무의식적인 뇌의 의사 결정에 따를 뿐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뒤늦게) 판단하고, 생각하고, 감정이 생겨난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자유의지라는 건,
완전히 나의 자아가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말 그대로 온전한 "자유"의지가 아닌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떠오르는 게 있다.
AI
만일 위와 같다면,
내가 AI와 다를 게 무엇인가?
0과 1로 이루어진 Data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의 존엄이란 과연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철학과 종교, 그리고 신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튼 다시 주제로 돌아와,
"자유의지"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그럼 자유의지라는 게 없다면,
단지 인생이란, 노력이란,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란 모두 허무하고 허망할 뿐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과율"에 따라 "무의식"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것들을 누리고,
더 많이 사랑하고,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매커니즘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다 > 지식과 기술, 인맥이 축적된다 > 더 좋은 보상과 환경이 주어진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곳에 배움과 노력의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또 내가 지금 소위 말해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잘 나간다고 자만할 필요 없다.
그건 당신의 조상이든, 그게 당신이 처한 환경이든, 운(잘 나게 태어난 것도 운이다)이든,
그건 결코 온전히 당신의 것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것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잘 나가는 여러분이 취해야 될 마땅한 태도는 무엇인가?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과 태도는 어때야 할까?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해야 하는 걸까?
단지 주사위를 굴려 나는 5, 그들은 6이 나왔을 뿐인데?
어차피 나와 그들은 모두 0과 1로 이루어진 것 뿐이다.
허무하게만 생각하지 말자.
지금이란,
우주의 시작과 끝이란 긴 여정에서 보자면 먼지 보다 작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present)이니까.
이 짧은 여정을 끝냈을 때 돌아봤을 때 후회가 덜 남도록,
많은 걸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즐기고, 행복하고,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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